Mar 10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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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를 하겠다고 이전 정부부터 꽤나 열심히 세금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며칠전 TV를 보다가 떠오른 생각 대충 끄적이기.

한식 요리사는 남자가 드물어…

중식/이탈리안/일식 등은 세계에 상당히 많이, 그리고 깊숙이 퍼졌는데(인도나 멕시칸도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을 생각해보니 ‘요리사’를 떠올릴 때 ‘남자 요리사’가 떠오른다. 그러다 번득 떠오른 생각이 음식 세계화의 핵심은 ‘요리 할 줄 아는 남자’에 달려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것.

결론부터 말하면, 한식 세계화를 하고 싶으면 남자들이 자연스럽게 요리하는 문화부터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사실 장사 가운데 가장 만만한 게 음식 장사(쉽다거나 그런 의미는 아니고, 말 그대로 그냥 만만해 보이는)라고 볼 수 있는데, 노상 판매나 테이블 몇 개짜리 가게부터 작게 시작할 수 있고, 마진도 (노동력을 제하면) 높은 편이고…필요한 도구도 비교적 쉽게, 싸게 구할 수 있으니까…

요리는 장난이 아니야~

하지만 음식 만드는 일은 사실 힘도 많이 들고 ‘칼’과 ‘불’을 다루다보니 주방의 ‘위계’도 엄격하다고 들었다. 쉬엄 쉬엄 만드는 음식이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식사시간은 대충 정해져 있고, 따라서 러쉬아워 시간에 급하게 요리를 하려면 주방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쉐프의 카리스마(라고 쓰고 성질머리? 라고 읽어야 할지도)가 필수라고나 할까.

근데, 한국은 남자가 가정에서 요리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편이고, 솔직히 30대 이상 남자 가운데 주방용 칼 좀 다루는 비율이 얼마나 될지… 대대로 남자가 주방에 들어가는 것을 터부시 했으니 아직도 요리 하는 남자는 ‘특이한 사람’, 혹은 ‘독특한 취미’를 가진 사람 정도로 보니까(하지만 차승원은 멋져). 거기다 남자가 요리를 배우더라도 한식보단 양식,중식,일식 쪽을 선호하고;;; 그러다보니 이민을 가더라도 남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전문직이거나 언어가 되지 않는 이상 뻔할 뻔자… 흔히 얘기하는 3D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고, 돈을 좀 싸가지고 가야 할 수 있는 일이 ‘슈퍼’ 정도.

그렇다고 요리 좀 하는 여자가 타국에서 음식 장사 하는 게 쉬울리가 만무. 한국 ‘아줌마’의 (좋은 의미의) 억척스러움은 세계수준이겠지만, 주방에서 현지인(혹은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한국인) 고용해서 ‘카리스마’ 있기가 쉽지 않을거다. 거기다 여자의 경우 출산/육아의 부담이 더해져서 음식점의 생명인 ‘맛의 꾸준함’을 유지하기도 남자에 비해 어려움이 있고(임신하면서 입맛 변하고, 출산 전후로 불가피하게 휴점하거나 대체 요리사 때문에 음식맛이 변하기라도 하면…치명타. 꾸준히 맛있어도 경영이 힘든 게 음식점인데 맛이 변하면 발길 끊는 게 음식점 손님이라…)

요리로 유명한 다른 나라는?

반면, 중국은 예전부터 요리하는 남자의 비율이 압도적이고, 남자가 외국 나갈 때 칼만 하나 가져가면 만사 오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방일의 기본기를 갖춘 경우가 많다. 돈이 없어 자신의 가게를 갖지 못하더라도 3D의 하나일 ‘설거지’가 아닌 일로 시작할 수 있고, 셰프의 ‘카리스마’에도 정신적 충격을 좀 덜 받고 일할 수 있고… 어디에나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언어’걱정 안 하고 일할 수 있는 여지도 많고..

이탈리아 음식은 이탈리아 사람이 셰프인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이탈리안 요리사를 떠올릴 때 여자보다는 남자 이미지가 강한 느낌이고, 이탈리아 음식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사람도 여자보단 남자 비율이 많은 느낌적 느낌.

일식은 솔직히 정통 일식집에서 여자 요리사를 본 기억이 없다시피 하고…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올드보이에서 콕 찝어 여자는 손의 온도가 남자보다 높아 초밥 쥐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니;;; 그래서 일식 배우는 사람도 기본적으로 남자;;; (해외의 일식집은 주인은 중국인이고 요리는 한국인이 한다던가;;;)

그래서 결론은

다시 결론은… 한식 세계화는 남자가 요리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한식 요리하는 남자들이 세계로 나가지 않으면 베스트 케이스는

  1. (일식이 그랬듯) 한국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한식의 컨셉만 딴 퓨전 형태로 정착한 뒤, 정통 한식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고급 음식점 정도로 확장
  2. (맵고 짠 거 좋아하는-*-) 매니아 계층을 위한 마이너한 음식 정도? 여기서 마이너하다는 것은 “식사하러 어디 갈까?” 할 때 그래도 10번 째 안에는 드는 정도? 참고로 각 나라 지역 식당 제외하면 스테이크 등의 기본 양식, 중식, 이탈리안, 일식, 인도(카레로 대표되는…)등 기본 5순위에 멕시칸, 타이, 베트남, 남미(브라질, 아르헨티나 등등), 아프리카(에티오피아 같은), 지중해 음식(그리스 같은) 등 경쟁할 지역/나라가 만만치 않음. 정도가 아닐까? 싶음.

덧붙이기

덧0. 한식을 ‘전통식’의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식재료와 조리법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고, 그냥 한국인이 한국인 입맛에 맞는 음식을 ‘넓은 범위의 한식’이라고 보면 결국 그런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국인’이고, 그러면 요리를 할 줄 아는 한국인이 세계에 퍼져야 한식 세계화(말이 좀 웃기지만)가 가능한 것 아닌가? 몇 가지 요리 소개하고, ‘찾아보면 이런 요리도 있어요. 이렇게 만들어요~’ 백날 알려봐야;;; 재료 구하기도 힘든데;;; 각 나라별, 지역별로 ‘찾아보면 이런 요리도 있어요’는 수두룩 빽빽 아닌가? 세상의 수만 수십만 요리 가운데 한식이 딱히 더 맛있고 우수할 이유가;;; 태권도랑 권투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의 답은 ‘센 놈’이고, 일식이랑 중식이랑 뭐가 더 맛있냐의 답은 ‘맛있는 음식’이지… 음식을 맛있게 하는 사람이 세계로 나가지 않으면 무슨 소용;;;

덧1. 쓰다보니 좀 길어졌는데, 진지한 얘기는 아니고-*-;; 한식 세계화 사업(?)이 한식 소개하고 ‘비빔밥 불고기 짱이에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이고…세계에 유명한 특정 국가의 음식이 ‘정부 주도로 홍보’해서 유명해 진건가? 하는 생각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세금이 지원됐을 걸로 보이는) 한식 관련 프로 하나 보고 가지친 생각을 거칠게 정리. 덧3. 역시 블로그에 싸지를 글을 왜 페북에 쓰고 있는지는;;; 이게 다 하려던 게 잘 안 되니까 뻘 삘을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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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at 7:04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