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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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 이후 쓰려고 폼만 잡다가 건드리는 글입니다. 애초에 무척 다양한 이야기를 압축하고 정수만 뽑아서 쓰고 싶었지만 그런 논문같은 글을 쓰려면 하루 이틀 걸려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번에도 생각의 흐름에 충실하게 씁니다. 평소 말투와 다르게 이번에 존대로 쓰는데, 쓰기로 한 날짜에서 3주4주가 지나서 괜히 혼자 마음대로 미안해서-_-;;; 아마도 글은 좀 길지도 모릅니다.

 

일단, 위의 글 링크를 먼저 눌러버린 열혈 독자(누구 맘대로?)님들께는 죄송하지만 당시 썼던 본문을 가져오면 아래와 같습니다.

 

 

앞으로 가장 필요한 기술: 검색기술


앞으로 가장 필요한 능력: 다양한 정보 소스를 필터링 하여 올바른 정보만 취사 선택하고 수집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사고하여 함의를 끌어낼 수 있는 ‘통찰력’.


당신은 이런 기술과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당신의 자식이 이런 기술과 능력을 자연스럽게 몸에 지니고 자유 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습니까?

 

 

위의 글은 일종의 화두.

 

 

글을 쓰고 얼마 안 되어서 삽군난무붑샤님께서 댓글로 얼추 요약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역시 성질 급하신(누구 맘대로??)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댓글을 가져왔습니다.

 

ps1. 검색기술은 어학능력과 독해력에 비례함..
ps2. 정보필터링은 가치관과 지식량에 의존함.
ps3. 통합적 사고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이끌어냄
ps4. 그렇게 해서 나온 출력이 진실인지 알려면 피드백이 필요.
ps5. 피드백을 받고 ps1. 으로 돌아가는 개방적자세를 가질것.

고로 앞날을 위해서는 일단 책부터 읽자…..-_-; 앞으로 10년간은 이런식의 세상이 될거 같으니….

 

그리고 엄청난 양과 질의 과학 관련 포스트를 해 주시는 goldenbug님이 댓글도 달아주셨습니다. 역시 일부를 가져왔습니다.

 

위의 모든 내용을 통합한 능력 = 글쓰기 능력 + 소통능력 = Blog 운영능력

꼭 블로그 운영능력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지만, 결국 블로그 운영을 잘 하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얼마전에 대~충 공부법과 관련한 포스팅을 하나 했습니다. (참고:공부의 신은 아니었지만 학창시절 노트 및 공부방법 공개) 그 이전에도 공부 관련된 글을 하나 쓴 적이 있지요.(참고:링크 폭파)

 

얼마전에는 TV에서 우연히 유대인에 대한 다큐를 봤습니다. KBS에서 했던 것 같은데 보신 분들 있으실지도. 아무튼 거기서 인상깊었던 내용 가운데 하나가 유대인의 교육방법이었습니다. 그들이 하는 교육이란 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처음이자 시작: 호기심(=질문)을 억누르지 않음.

두 번째이자 마지막: 호기심 해결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토론을 함.

 

이걸로 끝입니다. 가장 기본중의 기본인 교육방법이고 공부방법이고 학습방법입니다.

 

위의 결과는 실로 놀랍습니다. 미국 아이비리그 입학생의 25~30%가 유대인이랍니다. 참고로 한중일 합해서 4~5%랍니다.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십니까?

 

 

그럼, 한국의 교육은 어떤가요? 지금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를 하고 있지만 솔직히 중간중간 본 감상으로는 ‘안습’입니다. 제목을 바꿔야 합니다. 그건 공부의 신이 아니라 ‘입시 성공의 신‘이겠죠. 하지만 드라마 내용의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초중학교 과정을 ‘정상적으로’ 거치면서 스스로 체득해야할) 공부 방법에 열광하거나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정말 눈물이 납니다. 학부모와 교사와 우리 나라의 제도권 교육이 얼마나 웃기는 수준인지를 증명해 준달까요.

 

 

조금 돌아왔습니다만, 전 유대인의 교육방식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유대인의 교육방식은 간단하지만 정말 힘들고 어려운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부모님과 공동체(형제/자매, 친구, 선후배, 교육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교사, 교육공무원))을 귀찮게 하는 방법이거든요. 그리고 이건 일시적인게 아니라 ‘평생’ 동참해야 하는, 끝이 안 보이는(끝이 없으니까)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입시가 끝나신 분들은 학창시절의 자신을, 자녀를 두신 부모들은 현재의 자신을 돌아봅시다.

 

입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질문을 하면 주변에서, 그리고 본인 스스로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예를 들어 게임에 빠진 아이(그것이 과거의 자신이든 현재 자신의 자식이든 상관 없습니다)가 있습니다. 이 아이가 ‘게임이 왜 나빠요?’ 라고 묻습니다. 만화책에 빠진 아이가 ‘만화책이 왜 나빠요?’라고 묻습니다.

 

‘공부는 왜 해야 하나요?’

 

라고 묻습니다.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에 대해서, 그리고 다양한 문화활동이나 신체활동을 하고 그와 관련해서 질문을 합니다.

 

그럴 때, 주변의 반응이 어땠나요? 자식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학교에서 선생님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유대인에게 내려오는 탈무드라는 책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교훈적인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 이 탈무드가 들어와서 어떤식으로 변질되냐하면

 

  1. 탈무드의 이야기가 일종의 격언, 명언, 좋은 생각 모음집으로 바뀝니다. 거기에 나온 말을 ‘금과옥조’처럼 받들면서 탈무드에 나온 이야기의 교훈에만 집중합니다. (예를 들면 탈무드의 이런 격언을 보면서 ‘감동’하신 분들 참 많을 겁니다)
  2. 탈무드가 ‘인생의 길을 밝혀주는 완성된 문학’으로 탈무드의 이야기를 ‘공부’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탈무드 관련 내용은 여기에서 접할 수 있네요.) 심지어 이야기 속의 ‘기발한’ 생각에 감탄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3. 탈무드 교육이라는 말로 탈무드의 내용을 자식들에게 ‘전달’하면 엄청난 교육 효과가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탈무드를 바탕으로 유대인이 전 세계의 지성(노벨상 수상자의 상당수가 유대인이죠), 거부(전 세계 부자의 30%가 유대인이고 월스트리트의 핵심두뇌는 대부분이 유대인이라죠)가 되었다니 탈무드를 읽게하면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탈무드는 탈무드 안의 내용을 ‘공부’하거나 자식(후대)에게 ‘전달’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탈무드 안의 이야기는 거대한 화두일 뿐이죠. 뭔 개소리냐. 거기 나오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완성된 이야기라기보다 ‘토론’거리를 제공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차원의 ‘의심’을 하고 그 의심을 해결하기 위한 이야기들이라는 것이죠.

 

탈무드의 내용 하나를 가져오면 이렇습니다.

 

어떤 왕이 가지고 있는 포도원에 많은 일꾼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한 일꾼은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다른 일꾼들보다 유난히 뛰어났다. 어느 날 왕이 포도원을 찾아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일꾼과 함께 포도원안을 산책하였다.

유태인의 관례대로 일한 댓가는 동전으로 매일 지불되었다. 그 날도 하루의 일이 끝나자, 일꾼들은 돈을 받아 가려고 차례로 줄을 섰다. 일꾼들은 모드 같은 임금을 받고 있었는데, 능력이 뛰어난 그 일꾼도 같은 금액의 돈을 받자, 다른 일꾼들은 왕에게 항의하였다.

[이 사람은 두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시간은 임금님과 함께 지냈다. 그런데도 우리와 똑같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불공평하다.]

그러자 왕은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은 두 시간 동안 너희들이 하루 종일 걸려서 한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다.]

26세의 나이에 죽은 랍비도, 다른 사람들이 백 년에 걸쳐 한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을 많이 해냈다. 사람은 얼마 동안을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업적을 남겼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지요. 하지만 탈무드에서 ‘일의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이 이야기를 전승한 것이 아닙니다.(실제로 어떤지는 모르지만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대부분의 옛날 이야기가 사실 모두 그렇습니다).

 

  • 한 일의 양으로 같은 임금을 주는 것은 공평한 일일까요? (일이 서툰 장애인은 저임금을 줘도 괜찮겠군요)
  • 사람이 얼마나 많은 업적을 남겼는지가 과연 중요한 것일까요? (탈무드의 다른 이야기를 찾아보면 이와 상반되는 이야기가 있을겁니다.)
  • 관례대로 일한 댓가를 지불하다 저 날은 ‘관례’를 무시했는데 이런 ‘왕’의 행동은 정당한 것일까요? 그 관례는 왜 오랜시간 ‘관례’로서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 한 번 무시된 관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다른 일꾼들이 왕의 한 마디에 모두 설득당했을까요? 과연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주어진 일을 마치면 일꾼에게 동일한 임금을 줄까요?
  • 이 이야기에서는 일의 양을 상당히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겠지만 일의 양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힘든 현대의 두뇌노동은 어떤 식으로 일의 양을 정하고 공정한 임금을 지불할 수 있을까요?

 

이야기를 찬찬히 살펴보면 탈무드의 모든 이야기는 ‘완성된 교훈’을 준다기보다 ‘엄청나게 많은 질문거리’를 줍니다. 그리고 사실 답은 없습니다. 이야기를 접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랑 이런 ‘의문’과 ‘질문’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토론을 합니다. 부모님과, 형제들과, 선생님과,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 준 사람과,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과(떠들 수 있는 유대인 도서관은 참 멋지더군요)…

 

 

저 질문에 누군가 답을 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끝난걸까요?

그 답이 정말 맞는 답일까요?

다른 관점은 없을까요?

 

교육이란 어떤 지식을 접하고, 그것을 의심하거나 궁금해하고, 그 의심과 궁금증을 푸는 과정의 연속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관이 형성되고, 논리가 탄탄해지고, 남이 하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남에게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기 위해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됩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그대로 ‘학습능력’이 되고 개인의 능력으로 직접적으로 치환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돕는 기술이 바로 이 글에서 본격적으로 말하고자하는 ‘검색’ 기술입니다.

 

 

 

사람, 호모서치쿠스=검색하는 인간

 

사람은 검색하는 동물입니다. 잘 관찰해 보세요. 끊임없이 뭔가를 찾는 것이 인간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이 해야만 할 일을 찾고, 다른 사람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지식을 찾고,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 자료를 찾고, 논리를 찾습니다. 요리를 하기 위해서 재료와 레시피를 찾고(대부분의 경우는 두뇌 안에 저장된 정보의 검색이지만요.), 직장 동료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을 식당을 찾습니다. 효율적으로 운동하기 위해 운동법이나 의학 관련 자료를 찾기도 하고, 데이트를 하기 위해 분위기 있는 장소를 물색하기도 합니다.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가격을 검색하고, 구매한 물건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법을 찾고, 시간을 아껴 약속장소에 도착하기 위해 지도나 교통수단을 찾고, 학교 수업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뒤지고 요즘은 인터넷을 뒤집니다.

 

세상이 조금씩 더 복잡해지고 있지만 아직 사람들이 폭주하지않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복잡해지는 세상을 보다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검색’기술이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은? 이라고 말씀하신다면 그런 ‘검색’이 가능한 젊은 사람들이 어르신들이 하는 일을 알게 모르게 대신 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막말로 ‘아이폰을 샀는데 이거 어떻게 쓰는거야?’ 라고 묻는 부장님도 ‘검색’을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해당 검색 질의가 ‘인터넷’이 아니라 ‘부하직원’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우리는 이제 오늘 날씨를 알기위해 오늘 아침 신문을 보거나 TV를 찾아 날씨 예보를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습니다.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현재 기온과 앞으로의 날씨 예보를 확인하고 있죠. 바쁜 현대에 모든 레시피를 모두 머리에 입력하거나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지 않습니다. 검증된 레시피를 찾아 하라는대로 요리를 하면 됩니다. 조금만 더 찾아보면 재료 손질하는 수고와 시간을 절약해 주는 모듬 재료도 구할 수 있습니다. 맛이 덜하느니 가격이 비싸느니 하지만, 모든 재료를 각각 구매하고 손질하고 요리하고…그것이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는 것을 ‘현대’를 살아가면서 몇 명이나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삶의 대부분이 앞으로 점점 더

 

‘검색’이라는 행위에 익숙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습니다.



검색이 익숙한 세대가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 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세상은 복잡해지지만 ‘체감’하거나 ‘실감’하는 복잡성은 다양한 ‘검색 기술’로 단순화되며 상쇄되어 크게 다르다고 느끼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0년전, 혹은 20년 전의 주식투자와 지금의 주식투자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온갖 정보가 범람하고 복잡한 분석법이 나오고 있지만, 또 그것을 검색하고 모아 비교하고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누적된 데이터를 검색하고 그것을 확인하고 ‘통찰’을 얻어 투자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돌아다니는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위한 방법도 고안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실수이든 의도된 것이든 잘못된 정보, 거짓 정보가 범람하고 있지만, 능력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확인하는 검색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돌아다니는 정보가 흘러나온 근원지(소스, 루트)를 찾아내어 그 오류를 교차검증하여 확인하고 믿을만한 정보만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빠르게 수정하고 새로운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하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당신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검색하는데 필요한 능력, 검색을 통해 얻어지는 능력


위에서 삼군난무붑샤님도 언급했지만 다시 리콜해 봅시다.

검색기술은 어학능력과 독해력에 비례함..
정보필터링은 가치관과 지식량에 의존함.
통합적 사고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이끌어냄
그렇게 해서 나온 출력이 진실인지 알려면 피드백이 필요.
피드백을 받고 ps1. 으로 돌아가는 개방적자세를 가질것.

 

 

얼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어있습니다.

 

적당히 보언하자면


검색기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키마
[1]에 비례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은 검색에 큰 도움을 줍니다. 깊지는 않아도 해당 분야의 기초수준의 용어를 접해서 알고 있는 정도만 되어도 검색능력은 비약적으로 증가합니다. 어휘력은 검색능력의 밑바탕입니다. 그리고 이 어휘력은 여러분들이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얼추 습득합니다. 또는 독서를 통해 습득합니다. 또는 깊이있는 대화나 토론/토의를 통해 사용 가능한 어휘가 증가합니다. 외국어를 하나 이상 습득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휘력’만으로 검색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찾은 정보가 원하는 정보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 상당한 청해/독해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즉, 남의 말이나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속독하는 능력, 핵심 내용을 발췌하는 능력, 요약하는 능력,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능력, 숫자와 그래프, 그림의 의미를 빠르게 알아채는 능력이 필요합니다[2]. 그리고 이런 연습은 사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제도권 학교 교육을 통해서도 충분히 기를 수 있습니다. ‘학습 목표’라는 것에 집중해서 학생을 진지하게 가르치고 그 ‘목표’에 맞춰서 평가한다면 말이죠.

 

이런 기본 능력, 즉 어휘력과 청해/독해력은 처음에는 거의 반강제적으로 ‘주입’됩니다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그 과정중에, 혹은 해당 능력이 어느 정도 몸에 벤 후에는 거의 자동입니다.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3]을 바탕으로 모르는 내용을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이해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어휘(용어, 터미놀로지)를 이해하고 새롭게 받아들인 어휘와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던 어휘와의 관계를 재정립합니다. 이렇게 스키마가 증가합니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역설적으로 정보 차단 능력이 필요합니다. 간단하게 필터링이죠. 사람의 두뇌가 할 수 있는 처리량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뇌는 컴퓨터처럼 동작하지 않습니다. 즉 모든 것을 기억할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 것은 어떤 경우엔 침팬지가 더 잘합니다.


<단기 기억능력을 테스트하는 침팬지입니다. 10개의 숫자를 화면에 무작위로 0.5초만 보여주고 가려도 숫자를 순서대로 기억하고 입력합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 능력은 특정 침팬지의 능력이 아닙니다. 실험을 하던 침팬지의 새끼도 어미 침팬지의 행동을 보고 학습(가려진 숫자를 순서대로 누르면 동전이 나오고 연습량을 채우면 모은 동전을 바탕으로 자판기같은 것에서 좋아하는 먹을 것을 뽑아먹을 수 있습니다)한 후에 동일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해당 테스트를 고학력자가 상당한 훈련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책을 읽거나 어떤 문서를 읽거나 강의를 들을 때, 모든 내용을 다 암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키마가 충분히 쌓이면 사람은 정보를 적당히 걸러내어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합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고, 그러게 됩니다. 흔히 독해력이 레벨업을 하여 속독, 통독, 발췌독이라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상황에 맞춰서 정독을 할지 그냥 빠르게 훑어버릴지, 필요한 부분을 찾아 해당 부분만 꼼꼼하게 읽을지를 자연스럽게 결정하게 됩니다. 이 수준에 오르지 못하면 흔히 얘기하는 ‘관리자’나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정보에 휘둘리고 정보를 적당히 처리하지 못하면 관리자나 리더가 되더라도 유지를 못합니다. 뇌가 버티질 못해요.

 

정보는 오버플로우고, 정보라고 돌아다니는 내용의 상당 부분이 가짜이고 오류입니다. 이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자신의 스키마와의 비교/대조, 그리고 다양한 정보 소스로부터 얻은 내용을 교차검증하는 것 뿐입니다. 이를 위해 공신력 있고 믿을만한 다양한 정보 소스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노하우(Know How) 보다 노훼어(Know Where)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인터넷 시대에는 해당 정보가 있는 곳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을만한 정보’를 주는 곳을 아는 노훼어(Know Where)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보 필터링을 하고 시간을 절약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현재 영향력 좀 있다는 블로거들은 이 노훼어 능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도 아는 노훼어를 공개하지 않고 Copy & Paste 혹은 번역해서 능력있는 ‘척’하는 분들도 좀 있습니다.)

 

이렇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통합하고 정리하고 요약하고 단순화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런 능력이 정보 검색을 더 자연스럽고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러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통찰’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복잡하고 연관 없는 정보가 이해하기 쉽고 간단한(하지만 남에게 설명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흔들리지 않는 ‘룰’을 보는겁니다. 흔들리지 않는 정도는 통찰의 깊이에 따라 다릅니다만^^

 

 

위와 같은 과정을 불교에서는 돈오점수라는 4글자로 정리해 버렸습니다.

돈오돈수, 돈오점수…뭐 있습니다만. 아무튼 깨닫고, 깨달음을 바탕으로 정진하고, 이것이 어느 순간 깨달음으로 이어지고…

 

이 통찰 혹은 깨달음이 반복되면서 창의력을 끌어내고 상상력을 확대합니다. 문제가 10개였던거 같았는데 어느 순간 이것을 관통하는 무엇인가를 떠올리는거죠. 그럼 하나의 문제로 치환됩니다. 이것을 해결하면 10개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죠.

 

가장 비근한 예로 아이폰의 UI를 들 수 있겠습니다.

 

스마트폰이라고 있는데 스마트하지 않으면 쓸 수가 없습니다. 속도가 느리고 실행속도가 느린 것은 둘째치고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그 하려는 일을 하려면 매우 귀찮고 불편하고 매번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기존의 방법들을 알아보고(역시 검색이죠?), 현재의 사용 가능한 기술을 확인하고(역시 검색이죠?)

 

그래서 애플이 찾은 결론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사용자가 OS를 배울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인터페이스가 모든 것을 지배합니다. 애플이 만든 룰을 강제합니다.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그대로 안 만들면 사용자에게 전달하지 않습니다. 프로그래머 입장이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프로그래머에게 제한을 가합니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아이폰이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알고나니 별거 아닙니다. ‘사용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스마트폰’을 ‘앱개발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의 룰을 바꿨을 뿐입니다. 그리고 바뀐 룰에서 프로그래머를 제한하는대신 그들에게 충분한 동기부여를 합니다. 돈을 벌 수 있게 해 주고, 상상하는 앱이 나올 수 있도록 하드웨어와 API를 제공합니다.

 

 

창의력, 상상력이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이 깊어지고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검색)이 동원되고, 그렇게 접한 정보들을 재구성하고, 다시 검색하여 학습하고…이런 과정을 거쳐서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발휘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 없이 나오는 창의력/상상력을 구분하여 ‘공상’이라고 합니다. 흔히 얘기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공상을 창의력/상상력이랑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너무 쓸데없이 길어져서 다음은 後편에서…

 

아직 지치지 않으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조.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검색과 뇌활동

검색을 잘 하는 사람 = 능력있는 사람

검색 결과에서 통찰을 얻는 사람 = 창의적인 리더

아… 이렇게 쓸데없는 글이 될 줄 몰랐습니다. 역시 어설프게 시작할 주제가 아니었어orz

 

대충 적당히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건설적인 의견, 각종 정보, 피드백 환영합니다.

 

 

2009년 12월 말 문득 관련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듬.

2009년 1월 초…약 2주간 감기/몸살(아마도 신플)로 고생하여 1월 17일에 작성 시작.

2009년 1월 24일. 결국 마무리 못하고 잘라서 올림orz


Footnotes    (↵ returns to text)
  1.  사전지식, 배경지식
  2. 유식한 말로 문식력(리터러시)이라고 합니다.
  3.  어휘력, 청해/독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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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at 7:40 am